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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희
기사입력 2021-03-03

▲ 남상희 시인     ©

천지사방에서 울림이 색다르게 들린다. 소식이다. 소식은 좋거나, 나쁘거나 그저 소식일 뿐인데 늘 양면성의 기대치가 높다. 평생을 살면서 온갖 여러 가지의 소식과 삶을 함께하면서도 이번엔 하면서 기대감으로 들뜨게 하는 것이 바로 소식이란 놈이다. 처음 아기를 잉태했을 때도 그랬다. 처음엔 그저 건강한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하다가 어느 기간이 되고 안정된 시기로 들어서고부터 성별에 대한 기대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질문이 시작되고부터 검진을 받으러 가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의사 선생님의 아들일까? 딸일까? 을 물어보고 싶은 충동감에 차마 물어보지 못하고 첫애를 낳았다. 천만다행인 것은 살림 밑천이라고 축하해 주는 친정 부모님의 위안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시절엔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키우는 것이었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사는 무지한 사람들 속에 그중 나도 하나였음을 알며 살고 있다. 하나도 아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셋이라는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표현하지 못한 많고 많은 소식 중에 좋은 소식, 희망적인 소식이 제일 좋았다. 아이들의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저 더도 덜도 말고 오늘처럼 무탈한 하루이길 원했던 날들 속에 아이들은 성장해서 제각기 자기들만의 삶을 위해 안정된 자리로 돌아가고 나서부터 또 다른 소식을 기다리게 되었다.

 

출가한 딸들의 아기 소식은 기쁨 그 자체였다. 손주일까, 손녀일까 저울질도 하면서 희망 소식에 빠진 적도 있었다. 그랬던 세월 앞에 필세의 세참이라도 되듯 내 앞에 경험해 보지 못한 또 다른 코로라19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소식이다. 좋은 소식도 아니고 나쁜 소식도 아니고 그저 두려움과 공포였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두려움과 공포를 이겨내는 약이 있다면 시간이다. 망각이다. 그런 세월이 있기에 오늘을 버티며 내일을 궁금해 하며 산다.

 

카톡! 손전화에서 알림음 소리를 들으며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현실을 이해하려고 한다. 좋은 글이 가득한 안부 물어오는 친구들 가족들 그리고 지인들의 메시지로 지루한 하루를 보내기가 일수다. 성실한 농부처럼 마음 밭을 부드럽게 갈고 기다리다 보면 열매가 맺듯이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오늘을 깨닫고 조심하며, 아지랑이 아롱대는 봄날을 향해 걸어서 가야겠다.

 

천지사방 봄기운을 몰고 오는 소리 노랫소리 반갑다. 언 땅 뚫고 기지개 켜는 소리 여기저기서 들리는 듯하다. 그 소리 제일 먼저 들어야겠다. 새싹도 피어나지도 않았는데 들판에 냉이랑 달래 캐는 이들이 하나둘 보인다. 나도 봄을 캐러 들로 산으로 나가봐야겠다. 그곳에서 자연이 주는 소식을 챙겨다 여기저기 바빠 봄소식도 모르고 사는 이웃에게 듬뿍 챙겨주고 싶다. 햇살 기운과 함께 나른해지는 한낮의 풍경을 뒤로하고 꽃샘추위로 몸살이라도 오면 어쩌나 은근 걱정이다.

 

코로나19 백신은 반가운 손님인데 언제쯤 내게로 오시려나? 그 소식이 기다려진다. 손님이 왔다 가면 꽃피는 봄날의 향연을 즐길 수 있으려나? 늘 함께하고 싶은 가족 모두 한자리에 모여 구순이 넘으신 친정 모친 모셔놓고 잔치라도 열어야겠다. 시끌벅적 손주 녀석들 모두 모여 천지사방 뛰어놀다 아우성치는 소리에 귀청이라도 깨고 싶은 바람이 눈앞에 보인다. 반가운 소식 함께 하는 그날이 지금 아주 천천히 내게로 걸음마를 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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