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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에서 사과가 사라진다면?

"충주지역 전 과수원 동시 방제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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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사입력 2020-07-21

▲ 김영진(농부)  © 충주신문

코로나바이러스를 막아내기 위해 대한민국 전체가 사투를 벌이던 2020년 봄 어느 날 충주시에만 또 다른 죽음의 사신이 내려앉았다. 그 이름은 사과 화상병, 100년의 사과 재배 역사를 가진 충주의 345개(충주 전체 재배 면적의 10%) 사과 과수원에서 발병하였고 이 중 90%이상의 과수원이 매몰되었다. 충주 시민의 10%가 코비드-19에 감염되었다고 가정하여 보라. 21만명의 10%는 2만명이니 충주시는 대혼란에 빠지고 시의 모든 활동은 중단될 것이다. 충주 사과 산업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도 충주시는 너무 평온하고 무관심한 상태이다. 충주에 가로수로 심겨진 사과나무가 불에 탄 듯한 검으틱틱한 색으로 변하고, 조금 만 교외로 나가면 청량하게 맞이하던 푸른 사과나무 숲이 사라지고, 사과 한 알에 몇 만원씩 하여 처다만 보아야 하는 과일이라고 상상하여 보라,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매몰 농가에서 받은 보상금을 보고 로또 맞았다고 하지만, 이것은 대한민국 전체 사과 산업 몰락의 전주곡이 충주시에서 울려 퍼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가정으로 “이 병을 막지 못한다면” 이라는 전제를 달아야 하지만, 이미 이 병으로 인해 사과 산업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나라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과 화상병의 경우에는 대발생 자체로도 그 결과를 유추해 내는데 충분하다.

 

 

사과화상병은 Erwinia amylovora라고 하는 식물 병원세균이 일으키는 것으로 한번 유입되면 없어지지 않는 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늘 이 병원균의 개체수와 분포를 예의주시하여야 하는 병입니다. 2015년 6월에 안성과 제천에서 처음으로 잎과 줄기에 사과 화상병이 발생한 보고 이후 매년 화상병이 발생된 지역의 과수원은 모두 매몰하는 대책으로 6년째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병 후 6년 충주와 제천 지역에서 대발생 하였습니다. 이것은 그간 해 오던 정부의 대책인 ‘매몰과 보상’이라는 확산억제 대책이 사과 화상병 방제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제시하고 있는 올해의 화상병 대발생 원인으로 지난 겨울 2~3℃ 정도 평균기온이 높았고 잦은 강우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돼 화상병 발생에 적합한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잠복세균이 다발현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하였다. 이 설명이 사실이라면 기존에 이미 사과 화상병이 발병하였던 음성·진천·안성·파주·이천·연천·평창·천안·익산·양주·광주(경기)지역에서도 대발생이 동시에 일어났어야 하는데 이들 지역은 올해 시·군당 1~9 농가가 과수화상병 피해를 입었다. 이와같은 사실은 충주 지역에서의 대발생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논리이다. 그렇다면 충주 지역은 다른 발생 지역과 차별화되는 사과 화상병 발생 원인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밝혀내는 것이 충주·제천 지역의 사과 화상병 방제의 열쇠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와 같이 사과 화상병이 대발생하기 위해서는 올해 봄에 이미 상당한 밀도로 사과 화상병균이 존재하였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전년도에 이미 상당한 감염이 있었으나 발견하지 못하고 동계 전정을 통해 다수의 사과나무에 감염원을 옮겼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추론 역시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충주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적어도 현재 충주 지역 개별 사과 과수원 내부의 환경과 관행적 재배 방법이 대발생의 원인은 아니라는 것은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충주 지역의 내적, 외적 요인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내적 요인은 과수원 밖에 존재하는 환경을 지적하고자 한다. 사과 화상병균은 사과나무만 가해하는 병원균이 아니고 배, 살구, 자두, 체리, 모과, 서양모과, 아로니아 등 장미과 식물의 대부분에 가해를 할 수 있는 병원균이다. 사과 과수원 주변에 이 식물들이 자라는지 여부를 전수 조사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내적인 요인으로 매개충에 관한 것이다. 사과의 대표적인 방화곤충으로 꿀벌을 들 수 있고 사과 화상병 초기 발병 장소인 꽃을 드나드는 곤충이다. 또한 사과 화상병균은 꿀벌의 장 속에서 3~4일 생존이 가능하다는 외국에서의 보고가 있다. 사과 과수원 밖에서 적정 환경이 조성되어있다면 사과 화상병의 접종원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 대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이에 관한 조사와 중간 기주에 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충주 제천 지역의 사과 화상병 발생은 38번 국도가 지나가는 도로 주변에서 발생하였습니다. 이것은 사과 화상병균이 오염된 화물의 최종 목적지가 이 지역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하게 만듭니다. 외적 요인으로 외국에서 수입된 수분용 사과 꽃가루, 장미과 식물 및 그 열매 등을 가공하고 판매하는 업체들이 이 지역에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다른 외적 요인으로는 관계기관의 늦장대응을 들 수 있습니다. 신문기사로 나왔던 “5% 기다리다 다 망했다” 제목의 기사 내용은 보고 눈을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개정된 식물 방역 규정을 개별 과수원에서 5%의 화상병 발생이 있어야 신고를 접수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처음에는 전문가들이 만드는 방역 지침인데 ‘에이 그럴 리가’ 하고 반응하였지만, 뉴시스 기사 내용 중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농민들과 만나 "과수 화상병이 발생한 뒤 첫 매몰까지 열흘을 지체한 것은 농진청, 충북도, 충주시와 소통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라는 내용에서 “5% 발병 후 신고”라는 내용은 없지만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내용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과 화상병은 봄 사과 꽃 개화시기에 꿀벌에 의해 전파와 감염이 일어납니다. 이 말은 개화기 사과 화상병을 방제하기 위해서 꿀벌 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방제가 가능하다고 바꾸어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시기에 과수원에 5% 감염될 때까지 기다렸다 신고하고, 신고하면 매몰까지 10일 이상이 지체되는 상황이었다면 현재의 대발생 상황이 만들어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충주 이외 다른 화상병 발생 지역에서 어떻게 대응하였는지 확인할 방법이 필자에게 없어 충주에서만 일어난 일인지 확신하기 힘들지만,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해당 기관장들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합니다. 충주시, 충주시농업기술센터와 충북 농업기술원은 충주의 대발생 환경에 관하여 사활적으로 조사를 하고, 상급 기관에 조사와 대책을 압박하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충주 사과 산업은 괴멸적 타격을 입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과 산업 붕괴의 스위치를 누르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필자는 충주시 노은면에서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초보 농부입니다. 2018년 천평씩 매년 사과 숲 조성을 시작으로 최종적으로 5,000평의 사과 과수원을 만들어 자연 농법으로 재배할 계획으로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만 벌써 6회의 항생제를 살포하였습니다. 사과 화상병의 두려움에 도저히 농약 살포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금년 제가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노은면에는 2곳에서 화상병이 발생하였고 내년에는 노은면 전체에 발생하는 것은 명약관화한 상태입니다.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사과 품종은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100% 사과 화상병균에 감수성 품종이 재배되고 있어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제가 겪는 두려움을 대구나 경북의 사과 재배농가에서도 동일하게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사과 화상병에 면역을 가지고 있는 저항성 품종을 심어야 이 병에 대하여 근원적 처방이 되지만 우리나라에서 저항성 품종으로 사과 재배를 변경하는데 는 약 30~5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발생한 충주 지역은 내년에는 더 큰 화상병 피해를 일으킬 것입니다. 개별 과수원은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사과 농사를 포기하고 보상금을 받던지, 적극적으로 방제하여 화상병을 막아내던지 둘 중 하나입니다.

 

필자는 적극적으로 방제하여 막아내는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충주시, 충주시농업기술센터,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선 충주시 과수원의 화상병 동시 방제를 요구합니다.금년에는 사과 꽃 개화기 전후로 3회의 방제를 할 수 있도록 무상으로 항생제를 제공하여 주었습니다. 이렇게 제공된 농약은 작목반 별로 분배되었고 개별적으로 적절한 시기에 살포하였습니다. 그나마 올해 방제 프로그램이 나왔기 때문에 충주에서 재배지 10% 감소로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내년에는 무상으로 농약을 제공할 때 모든 과수 재배 농가가 동시에 농약을 처리할 수 있도록 개화 전 후의 방제 날짜와 시간을 정하여 주기 바랍니다. 또한 동시 방제에 꿀벌 재배 농가도 항생제를 제공하여 같은 날짜에 항생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십시오. 전 지역 동시 방제를 실시하면 화상병원균의 피신처를 제거하게 되어 3회의 동시방제는 병원균 밀도를 상당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두 번째는 다양한 방제 방법을 제공하여 줄 것을 요구합니다. 항생제 방제 이후 화상병원균의 활동이 정지되는 기온이 30℃ 이상으로 올라가는 6월까지 다른 방제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과대지 생장 억제제 처리는 사과화상병균 억제에 상당한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방제 정보로 제공되지 않는데 5~6월 사이에 처리하기에 적당한 방법입니다. 동절기에 구리제의 처리는 세균과 곰팡이의 밀도를 낮추는데 기여를 하는 경종적 방법에 가까운 방제법입니다. 구리가 포함되는 보르도액 처리의 시기와 농도를 결정하여 개별 과수농가에 알려주거나 보르도액을 직접 제조하여 제공하여 주기 바랍니다. 또한 화학적 방제 이외에 생물적 방제 제재로 다양한 균주들이 국외에서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 생물적 방제 균주를 도입하여 충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양하여 과수농가에 제공하여 주십시오. 이를 기반으로 화학적, 생물적, 경종적 방제 방법을 통합하고, 경제적 피해 수준을 설정하여 사과 종합적 방제 시스템(Integrated Pest management system)을 충주시에 구축하여 주십시오.

 

세 번째로 요구하는 것은 충주시 전 사과 과수원에서 사과 화상병균이 존재여부를 확인하는 PCR 검사를 제안합니다.요즘 잘 알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와 같이 화상병균도 PCR로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가 많아 개별 과수원 별 조사가 어렵다면 작목반 별로 묶어 하나의 샘플로 만들고 이 샘플에서 양성이 나온 작목반이 있다면, 양성 작목반에 속한 개별 과수원들를 재조사를 통해 좁혀가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같은 화상병균 개체군의 밀도를 조사하고 발전시키고 재배 환경과 조합하여 사과 화상병 예찰 시스템을 만들어 주십시오.

 

산업적으로 화상병은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화상병 발생 전, 우리나라는 일본, 대만, 호주와 같이 사과, 배 화상병 발생지역에서 과일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내수 시장을 지켜내는 무기로 사용해 왔고, 화상병 청정 지역 대한민국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사과 수출이 가능 했었습니다. 하지만 충주에서의 대발생으로 우리의 사과나 배는 일본, 대만, 호주에 수출할 수 없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화상병이 발생하고 있는 중국, 미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수입의 압박을 받아도 버틸 구실이 없어졌습니다. 충주는 우리나라의 사과 생산 주요 단지중 하나이고 충주 사과를 지키는 것은 대한민국의 사과 산업을 전체를 지키는 것입니다.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라는 표어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식량 주권과 식량 안보는 작물 생산자들과 관련 기관의 효과적인 협력으로 반드시 지켜내야 합니다. 사과 생산자나 정부도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생산자가 방제의 주체가 되어 막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들을 도와야 가능해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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